<광해>를 봤는데, 왜 '반일 운동'을 합니까?
<광해>는 2012년에 출시되었으니 10년이 훌쩍 넘어버린 영화임에도 여전히 회자되는 영화이다. 주인공인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도 그렇거니와 버릴 것이 하나 없는 배우들의 연기와 각본, 영상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여러 이유에서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신파라면 신파인데 뻔함을 알면서도 심장이 뜨거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같다.
우린 지난 역사를 영화를 통해 자주 접한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에야 꾸밈의 요소가 들어가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가 당연히 있다. 그 첨가물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데 사실 우리의 뇌는 그리 똑똑한 편은 아니라 그걸 역사적 사실로 믿기도 한다. 차라리 미리부터 기준이 있는 사람들이야 1인 2역은 영화의 첨가물이라고 여길 테고, 광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짐작을 했을 텐데 그 기준마저 없다면 모든 것을 실제로 믿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영화가 끝나고 나면 그 당시에 조선을 위태롭게 만들었던 중국의 오랑캐, 그리고 그들에게 고개를 숙였던 조정 대신들, 거짓 음모와 모략을 통해 죄 없는 사람이 주리를 틀리는 모습, 중국에 반기를 들기 어려운 상황에서 백성을 생각하는 어진 임금의 마음으로 제3 국에 동맹을 청했던 광해의 모습들을 통해 반중 감정이 있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사람들은 광해를 보면서 '일제강점기'를 떠올렸고, '반일정서'가 격해졌다. 소위 오랑캐가 쳐들어온 것을 잊고 왜놈들의 횡포를 이야기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 했다. 혹시 <명량>과 <광해>를 착각한 게 아닐까?
지금은 2025년이다.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어도 역사적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사실이라고 했어도 우린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제강점기는 이미 지난 일인데 비해 중국의 내정간섭은 여전히 유효하다. 현재 이 나라에 수많은 중국의 간첩들이 국익을 저해하는 첨단 기술을 빼돌리고 내부적으로 국민 들을 선동, 물리적인 사고를 일으키거나 소문을 퍼트려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등에 지령을 나눈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더 낱낱이 밝히고 싶지만 그걸 또 방해하는 조선의 대신들 같은 야당이 있다.
중국, 필리핀 간첩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데도 잡지 못하고 잡아도 큰 처벌을 하지 못하는 간첩법 때문인데, 지금의 간첩법은 북한 국적 이외에는 간첩으로 정의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그 간첩의 범위를 북한 외에 다른 나라도 다 포함으로 하자는 것이 간첩법 개정의 핵심이다. 하지만 거대야당인 민주당은 그 간첩법 개정을 반대한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반대할 수 없는 일이다. 쉽게 말해 본인들이 간첩이 아닌 이상 반대할 이유가 없는 법인 것이다. 소위 마음먹고 북한에서 국적만 중국이나 타국으로 바꿔 간첩질을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이고 그걸 되려 장려하는 것이 지금 민주당의 소행이다.
혹자들은 이런 사실을 눈감고 싶은지 음모론, 정치병 등으로 폄훼하는데 증거가 있는 사실은 음모가 아니다. 도리어 사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 자들이 정치병이 아닌가? 심지어 과거에 박근혜, 이명박 시절 정권을 잡았을 때는 뭐 했는지는 묻는다. 과거에 그랬다면 지금 잡지 말아야 하나?
소를 잃어도 외양간을 고쳐야 다시 소를 키울 수 있는데 말이다.
중국은 과거에 사드배치를 이유로 한한령을 내린 적이 있다. 우리 나라가 스스로의 방어를 돕기 위해 사드 배치를 선택하는데 대체 왜 중국이 나서서 그 일로 우리에게 정치보복을 하려는가? 그런데 그런 나라와 같은 꿈을 꾸겠다는 대통령 문재인이 당선되는 알 수 없는 일들이 이 나라엔 계속적으로 일어났다. |
광해군은 실제로 명나라와 후금(훗날 청나라) 사이에서 조선을 지키기 위한 중립 외교를 펼쳤다. 당시 명분보다 실리를 추구했던 그의 외교 정책은 조선 후기 사대주의적 정서 속에서 오랫동안 폄하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그의 신중하고 전략적인 판단은 오히려 다시 조명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현재 일부 정치 세력이나 여론은 중국에 대해 비판을 자제하고, 민감한 사안조차 외교적 이유로 덮으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역사적 감정이 정서적으로 반복 소환되곤 한다. 그렇다면, 이 감정의 근거는 지금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걸까?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면, 왜 특정 국가에 대해서만 과도하게 반응하고 다른 국가에는 침묵하는지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 봐야 한다. 세계 순위를 다투는 강대국인 일본과의 외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일까?
나는 묻고 싶다.
<광해>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왜 현재에도 나라의 깊숙이 들어와 자국민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자신들은 ‘상대주의’를 허락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투표까지 하는데, 그런 중국을 향해 ‘사대의 예’를 다하고 ‘중국몽’을 꿈꾸는 자들을 지지하면서 도리어 십 수년 전의 ‘일제강점기’를 떠올리고 ‘반일운동’을 하고 있는 걸까?
우리가 <광해>를 보면서 깨달아야 하는 것이 일제 치하에 놓인 ‘조선’인가?
아니면 ‘사회공산주의’에 깊이 젖은 작금의 ‘대한민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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