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썸네일형 리스트형 도가니를 줄테니 첫 차를 다오 내 생애 첫 차를 뽑았다.출퇴근용으로 오토바이를 산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차’를 산 건 처음이다.그것도 중고가 아니라,적당히 저렴하게 나온 경차를 새 차로.마흔이 되어서야, 첫 차라니.또래들과 비교하면 많이 늦었고,어쩌면 좀 애처로워 보일 수도 있다.하지만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열매가 익는 순간은 과일마다 다른 법이다.성장촉진제를 발라가며남들이 정해놓은 시기에 맞추고 싶지 않았다.번외지만, 그래서명절 선물세트에 나오는 큼직한 과일은당도는 떨어진다는 말도 있다.제 철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리고 나는 아직 제 철이 아니다. 원주에 처음 왔을 때,이삿짐 트럭에 오토바이를 함께 실어왔다.당연히 출근용이었다.그때는 직장도 구해져 있었고,새로운 출발이라 믿고 있었다.그러던 어느 날, 2020년 9월 .. 더보기 지방에서 살아보니, 집이 삶을 바꿨다 서울의 역세권 평균 월세는 평당 10만원을 웃돈다.부산에서 상경한 친구는 신당역 근처 6평짜리 원룸에 자리를 잡았는데,관리비까지 포함하면 거의 60만원이 고정비로 나간다.지난 몇 년간 급등한 임대료는, 수입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을 점점 더 크게 만들었다.그렇다고 전세가 만만한 것도 아니다.최근 결혼한 친한 동생 부부는 2억을 들고도 몇 달간 집을 알아봤고,결국 이사한 집은 작은 거실과 방 두 칸짜리 빌라였다.서울에서만 가능한 전문직이나 기술직이 아닌 이상,근로자의 평균 수입은 여전히 200~250 수준.지방보다 일자리가 많다는 말은 맞지만,막상 체감되는 ‘일자리의 질’과 ‘생활비 부담’은 서울이나 지방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러니 내게 중요한 건 ‘더 벌 수 있는 가능성’보다같은 돈으로 어떻게 살아.. 더보기 서울이 나를 삼키기 전에, 나는 떠났다 서울이 나를 삼키기 전에, 나는 떠났다2년 전, 나는 서울을 떠나 원주로 도피해왔다.‘이주’라기보단 ‘피신’이라는 말이 더 어울렸다.그때 나는 연고 하나 없는 지역에서 혼자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보다,서울에서 겪었던 이별의 슬픔과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더 컸다.그 감정을 버티는 게, 더는 가능하지 않았다. 물론 감정 때문만은 아니었다.서울은 이미 살아가기엔 너무 비싸졌다.전문직이 아니고서야 평균적인 연봉으로는삶에 대한 최소한의 만족도조차 유지하기 힘들다는차가운 수학적 계산도 있었다. 실연 후, 좀처럼 방구석에서 움직이지 않던 나는숨을 틔우기 위해강원도 고성, 속초, 양양, 그리고 원주·제천·충주를 떠돌았다.공복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메말라 있었고,끼니도 잘 챙기지 못했다.그저 정처 없이 돌아다녔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