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나를 삼키기 전에, 나는 떠났다
서울이 나를 삼키기 전에, 나는 떠났다2년 전, 나는 서울을 떠나 원주로 도피해왔다.‘이주’라기보단 ‘피신’이라는 말이 더 어울렸다.그때 나는 연고 하나 없는 지역에서 혼자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보다,서울에서 겪었던 이별의 슬픔과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더 컸다.그 감정을 버티는 게, 더는 가능하지 않았다. 물론 감정 때문만은 아니었다.서울은 이미 살아가기엔 너무 비싸졌다.전문직이 아니고서야 평균적인 연봉으로는삶에 대한 최소한의 만족도조차 유지하기 힘들다는차가운 수학적 계산도 있었다. 실연 후, 좀처럼 방구석에서 움직이지 않던 나는숨을 틔우기 위해강원도 고성, 속초, 양양, 그리고 원주·제천·충주를 떠돌았다.공복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메말라 있었고,끼니도 잘 챙기지 못했다.그저 정처 없이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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