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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경제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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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안이 시끌벅적하다. 국내 정치가 조용한 날이 있었는지 싶지만, 이번엔 좌우의 싸움이 아닌 사회주의 VS 자유민주주의라는 체제의 싸움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거기에 지지를 하는 국민들은 반반 대치된 상태로 모든 사실관계가 나올 때까지 서로를 겨냥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세상은 돌아가고 있고 안타깝게도 우리의 경제는 붕괴 직전이다. 

 

  • 한국에서 2곳의 공장을 지을 동안 해외에선 16곳을 지었다.

내수 시장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분야를 가릴 것 없이 하락만 하는 실정이고 그나마 우리나라의 강점이던 '반도체' 마저도 중국에 추월당했다. 그리고 진작부터 내수 시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대기업들은 우리나라에 투자를 포기하고 해외로 나가서 중국, 인도, 베트남, 미국, 과테말라, 러시아, 헝가리 등지에 공장을 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 사업 비중에 따른 기업의 '영업 이익률'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기업명 영업 이익률 해외 비중
삼양식품 19.9% 80%
농심 4.7% 40%
오리온 17.5% 75%
롯데푸드 3.9% 20%

해외 사업 비중이 클수록 최소 4배에서 7배까지도 차이를 가진다. (25년 2월 24일, 한국 경제 신문 참조)

 

  • 왜 한국에는 공장을 짓지 않았을까?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그 목적이 다른 것에 주객이 전도되어 있다면 당연한 선택 아닌가? 주로 징벌적 세금, 치솟는 원자재 값과 인건비에 비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 업종과 관련 없이 일괄적으로 제한하는 근무 시간, 대기업이라고 하면 악으로 치부하고 쌍심지를 켜고 보는 국민성 등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 이 와중에 주 4일제? 

좀 더 쉬고, 좀 더 놀고, 그런데 돈은 똑같이 받을 수 있다면 그걸 거절한 사람은 없다. 누군가가 직장도 직업도 만들어줘야 하는 입장에서야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은 할 수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특히나 투입된 시간에 대비하여 생산성이 직결되는 업종의 경우에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위에도 말했다시피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누군가에게 안정된 직장을 제공하고 직업을 줄 수 있다는 말일까? 주 52시간제, 주 4일제 등의 법안을 계속해서 통과시키려는 국회의원이나 공무원들과 같이 생산성과 관련 없는 직군들만 좋은 일이 된다. 하기사 나라의 중요 예산은 모두 삭감을 해도 자신들의 연봉은 올리고야 마는 이들이 만드는 법이니 이상한 일도 아니다. 

 

  • AI의 위협? 

물론 두려운 일이다. 내가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실제 경쟁 상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두려워만 할 일도 아니다. AI가 아무리 발달을 해도 사람으로서 사람에게 해야 하는 일들은 반드시 있다. 인간관계는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AI를 잘만 이용하면 돈을 벌 수도 있다. 근로 소득 외에 용돈을 버는 사람부터 직장인만큼의 중위소득만큼 버는 사람, 전문직에 버금가는 수익을 얻어가는 사람들도 있으니 무조건 경계만 할 일도 아닌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내수를 포기하고 해외로 넘어가는 대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는 일은 우리에게 아주 가까운 위협이다. 차라리 각 지방에 부지를 허용하고 세금을 감면하며 업종에 따라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노조를 결성하기보다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우리들이었다면 굳이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해외로 나가야만 하는 불상사는 겪지 않았을 것이다. 

 

  • 우리 반 1등은 나와 경쟁하지 않는다.

이해할지 모르겠다. 우리 반 1등은 중위권인 나와 경쟁하지 않는다. 다른 학교 1등이나 다른 반 1등과 경쟁한다. 하지만 우리 반 1등은 다른 학교와 경쟁해서 이기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 반 1등은 나와 나보다 못한 학우까지 가르쳐주면서 자신의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필요하다. 따라가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한 제도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1등 하는 친구가 감당할 일이 아니라 학교와 선생님이 감당해야 할 일이다. 우리 반 1등을 공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반의 평균을 맞춘다거나 꼴등과의 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 것을 자랑이라고 떠들어 대는 학교가 과연 있는가? 

지금 우리나라의 기업을 대하는 태도가 이렇다.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을 대기업에 미룬다. 대기업이 되면 악의 이미지를 갖거나 그들의 규모가 큰 것이 마치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서 이루었다는 생각이 즐비하다. 기업만이 아니다. 부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렇다. 공부도 그렇다. 외모도 그렇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삐뚤어진 생각의 나비효과가 결국엔 이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다. 

그렇다. 생각 없이 뱉어버린 당신의 댓글 하나가 여론이 되고 그 여론에 따라 힘을 얻어 눈 가리고 아웅 하며 조삼모사를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을 만든다. 애초에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1등은 더 이상 공부하지 않는다.

 

그럼 대체 당신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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