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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경제

탄핵의 비용, 그 숨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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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뉴스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서른 번의 탄핵 시도, 모두 무산."

국회의 정당한 권한인 탄핵소추가 반복되는 가운데, 과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얼마일까? ‘정치적 의도’는 잠시 내려놓고, 우리는 이제 ‘탄핵의 비용’이라는 경제적 관점으로 이 사안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눈에 보이는 비용: 물리적 자원 소모

 

탄핵은 단순히 선언하고 끝나는 절차가 아니다. 국회에서 소추를 의결한 뒤 헌법재판소가 본안 심리를 맡게 되는데, 이 전 과정은 상당한 행정력과 예산이 들어간다. 다음 표는 실제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관련 절차를 수행하는 데 들어가는 물리적 비용을 추정한 것이다.

항목 단위당 비용(추정) 소요량(평균) 총비용(1건 기준)
국회 본회의/위원회 개최 약 5,000만 원 2회 1억 원
탄핵소추안 작성 및 심사 약 3,000만 원 1회 3,000만 원
헌재 심리 인건비 (재판관 및 실무진) 약 1억 원 1회 1억 원
문서 처리·송달·보안비용 등 행정비용 약 2,000만 원 1회 2,000만 원
탄핵 변호사 및 소송비용 (정부 대응 측) 약 7,000만 원 1회 7,000만 원
합계     3억2천만 원

*표는 실제 국회와 헌법재판소 운영 예산 및 유사 사례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한 건당 평균 약 3억 원대의 예산이 소요되는 셈이다. 서른 건에 달하는 시도라면, 단순 계산만으로도 100억 원에 가까운 공적 자원이 투입된 것이다. 물론 이는 보수적 추정이며, 외부 자문, 보안강화 조치 등까지 포함하면 실제 비용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 사회적 비용

 

탄핵이 가져오는 진짜 부담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영역에 더 많이 존재한다. 이러한 탄핵의 비용은 다음과 같은 사회적 손실로 나타난다.

 

- 국정운영 지연 및 마비: 탄핵이 제기되면 해당 기관의 장은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검찰총장, 장관 등 핵심 직위의 탄핵이 진행되면 행정 공백이 발생한다.

- 정책 추진 차질: 소추안이 제기되면 그 인사뿐 아니라 관련 조직 전체가 위축된다. 중요한 정책이 보류되거나 추진 동력을 상실하기도 한다.

- 사회적 분열과 갈등 심화: 탄핵은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닌 정치적 파장을 불러온다. 지지·반대 세력 간 대립이 격화되며 사회적 갈등이 증폭된다.

- 정부 신뢰도 하락: 반복적인 탄핵 시도는 정치 불신을 키우고, 행정기관의 안정성을 훼손한다. 대외적으로도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 언론 및 국민의 피로도: 계속되는 탄핵 뉴스는 국민의 정치 피로감을 누적시키고, 중요한 이슈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킨다.

- 관료 조직의 위축: ‘언제든 탄핵될 수 있다’는 분위기는 관료 사회의 적극적인 업무 집행을 저해하며 책임 회피 성향을 조장할 수 있다.

 

탄핵은 정치가 아닌 '경제'의 문제다

 

우리는 ‘탄핵’을 종종 정치적 선택의 문제로만 본다. 그러나 반복적인 탄핵은 곧 ‘세금’과 연결된다. 세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국회와 헌재, 그 조직 내 인건비, 행정비용, 시스템 운용 모두가 국민의 부담이다. 이제 ‘탄핵의 비용’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어떤 제도든 남용되면 오히려 신뢰를 잃는다. 탄핵이라는 수단이 본래의 취지를 잃지 않도록, 그 경제적 대가를 국민이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탄핵은 제도다. 그러나 비용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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